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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글]-한숨 쉬어도 괜찮아, 그게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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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쌈뽕이 우리 집에는 “쌈뽕”이라는 봉선화가 하나 있다. 막내가 학교에서 씨앗을 심어서 가져온 봉선화인데요즘 물도 꼬박꼬박 챙겨주고, 일광욕도 신경 써서 챙겨주고 있다. 사실 우리 집은초록이들을 입양하면 건강이 금방 나빠져,여러 번 이별을 맞이하곤 했다. 잘 돌봐주고 싶어서 애써도이상하게 초록이들은 우리 곁을 떠나갔다. 그래서 막내가봉선화에 “쌈뽕”이라는 이름을 붙이고,열심히 돌봐주는 모습을 보니 기특한 마음이 든다. 일광욕하고 있는 쌈뽕이를 보고 있으면,막내의 돌봄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요즘 쌈뽕이는키도 제법 크고, 이파리의 초록빛도 한층 더 짙어졌다. 별것 아닌데,조그만 화분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쌈뽕이를 보고 있으면,우리 집이 조금 더 따뜻해지는 기분이 든다. 아주 작고 사소한 일이지만,가끔은 이런 순간..
햄버거 한숨의 쉼 오랜만에 햄버거가 땡겼다.가끔은, 정말 간단한 메뉴가 먹고 싶을 때가 있다.햄버거나 라면처럼, 조리도 간단하고 마음도 가벼워지는 음식들 밥을 간단히 때우고 나면왠지 나에게 여유가 좀 더 생기는 것 같아 좋다. 그래도 요즘은 예전보다 참 편해졌다. 부모님 세대에 비하면,요리하는 것도, 장 보는 것도 훨씬 편해졌으니까. 검색 몇 번이면 요리 레시피들이 쏟아지고,택배로 장을 보면 재료가 집 앞까지 온다. 물론, 세 끼를 챙기고 매번 메뉴를 고민하는 건 여전히 쉽지 않지만,그래도 여러모로 예전보다 덜 힘든어진 건 맞는 것 같다. 혼자일 땐시간을 더 갖고 싶어당연히 간단히 먹게 되고, 가족과 함께일 땐그래도 같이 먹는 재미에힘들어도 시간을 들여 음식을 만든다. 하지만 오늘은,나를 위한 시간을 좀 더 보내고 ..
한숨 쉬는 날-공휴일 오랜만에 쉬는 날이 한 주에 두 번이나 있다.월요일이지만, 내일 쉰다는 생각만으로도일을 시작하는 것이평소보다 덜 버겁다.사실, 공휴일이라고 해서특별한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다.어딘가로 놀러 가는 것도 아니고,누구를 만나는 것도 아니다.그냥 쉰다는 자체로마음의 짐이 덜어진다.학교를 졸업한 이후로‘방학’이라는 것과 우리의 삶은 점점 멀어진다.어른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방학과 멀어졌다는 사실이,왠지 모르게 슬프게 느껴진다.그래서일까. 이렇게 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마음의 짐이 살짝 내려앉는 것 같다.그렇지만,해야 할 일이 있기에쉬는 날이 더 반갑게 느껴지기도 한다.열심히 달려온 나에게조금은 느슨한 하루를 허락해 주기로 한다.반가운 쉬는 날을,반갑게 맞아줘야지!​한숨 쉬어도 괜찮아, 공휴일이니까.
당신의 추도사 당신의 장점에 대해,누군가에게 물어 본 적이 있나요? 생각해 보면,우리는 늘 나의 장점엔 인색하고,단점에는 지나치게 집중하곤 합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부족한 점을 먼저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하고,그 부분을 고치는 게 마땅한 일처럼 느껴지니까요. 심지어는,누군가에게 “내 장점이 뭐야?”라고 부탁하는 일도너무 어렵게 느껴집니다. 어찌 보면,어떤 사람에 대한 좋은 말들은추도사 같은 곳에서나 들을 수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누군가에게 나의 장점에 대해 들었을 때,뜻밖의 장점을 발견하게 될 때가 있어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말투나 태도, 작은 행동이누군가는 장점이라고 생각해 주기도 하지요. 단점에 집중하는데 익숙하다보니좋은 점들을 놓치곤 하지요. 그런데, 사실그 장점들을 더 잘 살려냈을 때, ..
프롤로그 나는 느린 사람이다.그래서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자꾸만 숨이 찬다.다른 사람들은 빠른 세상 속에 잘 살아가는 것 같은데나만 유난히 지치고 피곤해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어렸을 땐내가 느린지도 몰랐다.조금 느려도 괜찮았고,마음대로 숨 쉴 수 있는 시간이 지금보다 훨씬 많았다. 시간이 흐르고, 나는 어쩌다 어른이 되었다. 어른은 빠른 세상에 속도를 맞춰야 했다. 그래야만 살아갈 수 있었고,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내가 버텨야 유지되는 것들이 있었다.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그래서 더 속도를 내야 했다. 빠르게 사는 게 당연하게 느껴질 즈음,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나는 지금,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그래, 어른이 될수록 빠르게 살아야 하는 게 당연할지 모르겠다.하지만 가끔은..
연둣빛 잎이 좋다. 계절이 바뀌는 느낌은 정말 신기하다.꽃이 여기저기 피어 있던 게 엊그제 같은데,벌서 길이 초록으로 물들었다. 난 이맘때쯤,파릇파릇 돋아나는 연둣빛 잎이 좋다. 왠지 짙은 초록잎보다연둣빛 잎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힘이 솟는다고 해야 하나? 봄꽃은 예뻐서 좋았다면,지금은 그냥 그 새싹 같은 느낌이 좋다. 그리고 오랫동안 움츠려 있던잎들이 나오는 모습이꼭 새롭게 모든 것이 시작되는 느낌이라 좋다. 사실 나는,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에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다.새로운 것을 시작하려면,준비되지 못한 나를 마주하게 된다.그리고 그건, 더 부족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그래서 그런 마음들이 나를 자꾸만“하고 싶지만, 하고 싶지 않다”고 망설이게 만든다. 그렇지만, 잎들이 겨울을 버텨내고 힘차게 나오듯이,새로운 ..
커피타임, 나를 돌보는 시간 “에휴~. 이제 좀 쉬어볼까?”아침 등교 시간이 후다닥 지나고 나면,나만의 커피타임을 살짝 가져볼 수 있다. 오늘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난 뒤,작고 소중한 나만의 시간을 가져본다. 정말 커피만 마시거나,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보는 정도의 시간이지만나에겐 너무나 힐링이 되는 시간이다. 하루를 열심히 살아냈음에도지치는 날들이 있다. 정말 어떻게 더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오늘을 버텼는데도숨 쉴 틈조차 없는 날 말이다. 어쩌면 이 커피타임은하루 중 유일하게 "나"를 온전히 돌볼 수 있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이 시간에는 그냥 "나"로서의 숨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짧지만, 이 조용한 시간 덕분에나는 다시 오후를 버텨볼 힘이 생긴다. 그리고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생각을 해본다. ..
🌸 봄꽃 시즌, 꽃과 함께 피어나다.🌸 요즘은 그냥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시즌이다.여기저기 예쁜 꽃들이 활짝 피어 있기 때문이다. 왠지 꽃을 보면 마음이 들뜨고, 평소보다 기분도 좋아진다.어쩐지, 조금 신나는 기분도 든다. 봄에 흐드러지게 핀 꽃은 나이가 들수록 더 잘 보인다. 그런데 그건 꼭 봄꽃만 그런 건 아닌 것 같다.가을의 단풍도, 여름의 녹음도, 겨울의 하늘도나이가 들수록 더 잘 보인다. 젊었을 땐, 너무 치열하게 살아가느라 잘 보이지 않았던 걸까?아니면, 사람 사이의 관계만 보다가 주변의 변화를 놓쳤던 걸까? 개나리, 벚꽃, 목련.각각 자기 색을 자랑하는 꽃들을 보면서나 혼자 조용히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 3월까지 눈이 내리는 겨울이었지만꽃은 어김없이 봄을 데려왔다.그리고 오늘도 봄꽃은 자기의 색을 뽐내며 꽃을 보러..